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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넛지」넛지의 사례와 한계 - 리처드 탈러 & 캐스 선스타인

by Shark_ 2020. 6. 5.

 

이성이란?

사물의 이치와 원리를 알아내는 힘. 지성. 논리적·개념적으로 생각하는 힘.
본능·충동·욕망 등에 좌우되지 않고, 스스로 도덕적 법칙을 만들어 그것에 따르도록 의지를 규정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성'은 우리가 어떤 합리적 사고와 결정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이를테면, 시험이 일주일 남은 상어씨가 오늘 친구가 술먹자고 나오라고 하는 제안을 거절하는 걸 들 수 있습니다. 

술은 언제든 먹을 수 있지만, 시험은 한 번 망치면 돌이킬 수 없다는 판단을 하여 친구와 놀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고 책상 앞에 앉아 책을 펼치게 하는 것이 바로 이성입니다.



그리고 인간에겐 이기심도 있습니다. 사실 이기심은 이성적이지 못한 매 순간들이라고 보면 됩니다.

내가 지금 막 닭다리 하나를 먹었지만, 상대가 다른 부위를 먹고 있는 걸 보니, 저 남은 닭다리 하나도 먹고싶다, 라는 충동, 욕망, 본능에 좌우되는 그 순간 인간은 한없이 이기적으로 돌변하게 됩니다... 

이거 놔! 저새끼가 내 닭다리를 먹었다고!



서양에는 결혼한 지 50주년을 기념하는 '금혼식' 이라는 풍습이 있습니다.

 
한 노부부가 그 금혼식을 기념하여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들은 평생 큰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금실 좋다는 평판이 자자한 부부였죠. 여행지 레스토랑에서 백발인 남편이 아내에게 빵을 떼어주는 모습을 본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은 그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고 읊조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내가 컵에 담긴 물을 남편의 얼굴에 끼얹으며 말했죠.

"이제 더는 참고 싶지 않아요. 당신은 언제나 이기적이군요! 항상 빵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부분은 당신이 다 먹고 언제나 저에겐 딱딱하고 매마른 가장자리 부분만 내미군요! 심지어 오늘은 우리의 금혼식 기념 여행의 첫 식사라고요!"

남편의 이기적인 행동에 결국 참다못한 아내는 다른 테이블의 시선따윈 아랑곳 하지않고 큰소리로 쏘아붙였습니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이 노부부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내를 전혀 배려할 줄 몰랐던 남편도 남편이지만, 진즉에 똑같이 반반 나눠먹자 제안하지 않고 속으로 꾹꾹 참았다가 금혼식 기념일날 터뜨리는 아내도 그리 현명해 보이진 않네요.

남편은 난생 처음보는 아내의 모습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고개를 숙였습니다.  
"미안하오. 내가 빵을 떼어 줄때마다 당신이 그런 마음인줄 몰랐구려."
남편은 넵킨으로 자신의 얼굴과 수염에 묻은 물을 닦으며 나지막이 말을 마저 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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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신도 이건 몰랐을 거요. 빵의 바삭바삭한 가장자리부분은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위라오."



인간은 합리적이지도 않지만, 생각보다 이기적이지도 않아요. 다만 감정적일 뿐이죠.
아마도 이 노부부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었길 바랐는지도 모르겠네요. 무려 50년 동안이나 차곡차곡 쌓인 감정이 결국 극에 달했을 때, 이것이 터지고 만 것인데, 바로 그들에게 필요했던 게 넛지입니다.

 

 


 


세계적인 스테디 셀러 <넛지>의 저자
행동 경제학자 - 리차드 탈러

리차드 탈러 - 행동 경제학자

나도 같이 씀! 

캐스 선스타인 - 하버드대 교수



그가 말하길,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이성도, 이기심이나, 욕망도 아닌
바로 감정이라고 합니다.


넛지란 무엇일까요?

Nudge. 원래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위를 환기시키다’라는 뜻으로,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tvn 책 읽어 드립니다,에 방영되어 더욱 유명해진 넛지.

tvn 책 읽어 드립니다. 넛지편



이번 포스트에서는 방송에서 채 다루지 못했던
넛지의 사례들과 그 한계점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봐요 :) 

 

지하철역 계단을 피아노 건반처럼 설계하여 계단을 밟을 때 소리가 나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이용률이 줄고 계단 이용률이 대폭 증가했어요.

 

소변기 안에 파리 한 마리를 그려 넣자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이 80% 감소했어요.
남성들이 볼일을 보는 중에 파리를 조준했기 때문이죠!


감속을 권장하고 차선 변경을 삼가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로 가운데 빨간 페인트를 칠해주었어요.

그러자 해당 도로의 사고율이 30% 감소했죠.

 

쓰레기통 상단에 농구골대와 백보드를 설치하자

쓰레기 무단투기가 한달만에 무려 70%나 감소했어요!

 

'세금을 내지 않으면 처벌을 받게 됩니다.' 라고 통보했을 때보다 '이미 어디어디 주민의 90% 이상이 납세 의무를 이행했습니다.' 라고 안내분을 보냈을 때 자진 납세 효과가 대폭 상승했어요.

이 밖에도 노상방뇨가 잦은 골목에 갓난아기의 얼굴 그래피티를 그려넣는 등, 찾아보면 더 많이 있고, 지금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두가 강요가 아닌 자발적으로 행동하게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이 넛지만 잘 이용하면 세상이 아주 평화로워 질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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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표 값을 결제하기도 전에 여행 보험을 원하는 지 먼저 물어봅니다. 마치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표를 구매하지 못하는 것처럼 설계헤 놓은 것이죠. 그리고 한술 더 떠 여행 보험 구매여부를 묻는 [예/아니오] 선택지에 '예' 버튼을 강조해놓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것은, 흔히 다크넛지라고 불리우는 것들입니다. 기업이 공익적 목적을 배제하고 이익만을 도모하기 위해 넛지를 응용한 것이지요. 이는 피싱(phishing)과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넛지가 실패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바로 담배!

 

우리나라는 2016년 12월 23일부터 담뱃갑에 혐오사진을 싣는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이는 흡연율 감소를 위한 공익 목적에 따른 것이었죠. 말하자면 이것도 넛지입니다. 그리고 역시나 이것도 흡연율 감소 효과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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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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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등장!

2017년부터 새롭게 대중화 되기 시작한 전자담배 사용량이 대폭 증가합니다. 결국 전체적인 흡연율은 크게 변화가 없게 됐죠. 그로 인해 전자담뱃갑에도 혐오사진을 싣도록 제도가 변경 됩니다.

그러자...

 

요런게 등장합니다...

 

사실 넛지의 한계는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만약, 모든 지하철역 계단이 소리나는 계단이라면, 피아노 계단은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계단이 될것이고, 더는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시키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

말하자면 효용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 넛지 라는 개념이 사람들에게 널리 통용되면서, 과도하게 성행한다면 오히려 반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것들...

 

 

넛지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강요가 아닌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것은 공공시설이나 상품, 마케팅 같은 것에만 적용 되는 것이 아니라

대화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게임에만 매달리느나 공부를 소홀이 하는 자녀에게,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라는 말 보다, "게임 다 하려면 얼마나 남았니?" 라는 질문을 통해, "20분이면 끝나요!" 라는 식의 대답을 얻어내는 것.

 

포스트 서두에 거론한 그 노부부 같은 경우도

"당신은 참 이기적이군요!" 라는 말보다,

"요즘 이가 안 좋아서 딱딱한 것을 잘 못 먹겠어요." 라고 말했다면 금혼식 분위기를 망치지 않을 수 있었을 겁니다.

 

넛지를 활용한 디폴트 값이 어떻게 상정되느냐에 따라, 그 파급효과는 우리가 체감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위력적입니다. 당신의 삶을 넛지로 조율해보세요.

그러면 당신의 삶이 훨씬 더 윤택해질 거예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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