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리학

창녕 9살 딸 때린 엄마, 과연 조현병일까? 조현병의 원인과 증상 정리

by Shark_ 2020. 6. 10.

 

출처 - SBS 뉴스

 

 

지난 5월 29일 경남 창녕에서 친모(27세)와 의붓아버지(35세)의 학대에 시달리다 탈출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아이의 손을 달군 프라이펜에 지지기까지 한 이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은 처음엔 의붓아버지의 단독 폭행으로 알려졌으나 조사 후 친모까지 학대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의 큰 논란이 되는 것중에 하나가 바로 친모의 '조현병' 병력입니다. 만약 그녀의 혐의가 인정 될 경우 법원이 그녀를 심신미약 상태로 인정할지, 인정한다면 감형까지 이어질 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과거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 등의 피의자들 역시 조현병을 앓고 있음을 주장한 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무리를 일으키는 조현병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대처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현병 환자들은 사람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위험한 사람들이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일반인들 보다 낮은 폭력성을 보이는 의학적 근거들이 많습니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강력범죄 비율 불과 0.5%

 

조현병과 자살 - 조현병은 타해보다 자해·자살이 더 심각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진행 : 김양...

www.ytn.co.kr

조현병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폭력을 휘두르지 않습니다. 보통사람과 조현병 환자의 공격성을 비교해도 조현병 환자의 공격성이 훨씬 낮게 측정됩니다. 간혹 따돌림이나, 차별 혹은 놀림거리가 될 경우에 폭력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이며 그들은 오히려 타인보다 자신을 해칠 위험성이 굉장히 높은 사람들입니다. 언론에서 보도된 사례들 때문에 이를 반대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극단적인 사례들만 보도되는 언론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판단입니다. 또한 범죄자들 중 자신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조현병 병력이 있다고 밝히곤 하는데, 이것이 재판에서 정상참작 될지의 여부는 항상 미지수입니다. 조현병이라는 게 쉽게 진단할 수 있는 병도 아닐 뿐더러, 그 상황에서 조현병 때문에 인지능력이 떨어졌음을 규명해 내기도 굉장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조현병이란 과연 무엇인가?

의학명으로 Schizophrenia(스키조프레니아) 

Schizo(찢어지다.) + Phrenia(횡격막/마음) 이 두 가지 단어의 합성어로 '마음이 찢어진 사람'을 뜻합니다. 흔히 '정신분열증' 으로 불리웠던 병이지만 2011년 부터 표현을 순화해서 현악기의 음을 조율하는 곳이 고장났다는 뜻의 '조현병'으로 공식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조현병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그 원인이 심리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알려진 것입니다. 하지만 조현병은 심리적 요인 뿐만 아니라 뇌기능 이상이 동반된 질환입니다.

인간의 뇌에는 Corollary discharge 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번역을 하면 수발 반사, 라고 말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해 '선택적 차단' 기능이 탑재 돼 있다는 뜻입니다. 의학계에서 '귀뚜라미가 아무리 울어도 귀가 멀지 않는 이유' 에 대해서 연구가 이뤄진 적이 있는데, 이는, 귀뚜라미의 뇌에서 자신의 울음소리를 차단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으로 밝혀졌습니다. 말하자면 '선택적 차단'이 가능하단 얘기 입니다. 사람 역시 자신의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선택적 차단' 기능이 발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가능함으로써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에  좀 더 귀 기울일 수 있고 집중하여 공부를 할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현병 환자들은 이러한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계 회로에 (대부분 선천적으로) 미세한 손상이 발생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마치 현악기의 조현 장치가 고장난 것처럼 기의한 행동과 반응들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손상된 뇌 회로를 약물이나 요법등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고칠 수 있는 병입니다.

 

 

 

조현병의 증상은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환청 

- 실제로 나지 않는 소리가 들리는 환각증세입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심하게 꾸짖는 말소리, 욕설, 음담패설 등이 들려오는 경우가 있고, 이와는 정 반대로 누군가가 자신에게 조언해주는 소리, 연인 혹은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망상

- 병적으로 생긴 잘못된 판단이나 확신을 말합니다.

흔히 알고있는 망상증으로는 피해망상, 과대망상등이 있는데 이 뿐만 아니라 조종망상이라는 증상이 있습니다. 이 증상은 마치 타인이 자신을  TV나 유튜브에 등장하는 사람이 자신의 마음 속을 읽는 다거나, 그가 나를 위해한다고 착각하는 경우등이 조종망상의 증상입니다.

생각장애

- 말이 단절되거나 가벼운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는 증상, 또는 생각의 흐름을 정리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말합니다.

긴장증

- 온 몸의 운동 기능이 극도로 억제돼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이 증상은 말도 안 하고 밥도 먹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행동이 기묘하고 부자연스럽고, 동일한 행동을 심하게 반복하는 등의 증세가 있다고 합니다.

사고와 인지능력 위축 

-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씻지도 않고, 외출 시 적당한 옷을 갖추어 입지 않는 등 자기 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증상을 보입니다. 이는 일상생활과 인간관계, 사회적 성취를 이루는 데 큰 장애요소가 됩니다. 

 

 

조현병은 어느 날 갑자기 감기에 걸리듯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주로 10대 중 후반의 초기 증상, 20대  초반의 잠복기, 그리고 20대 중 후반에에 이르러  본격적인 증상이 시작됩니다.

초기증상은 모든 감각이 예민해져서 작은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고, 주변의 사소한 자극에도 짜증이 나고, 밤에는 잠이 잘 오지 않게 됩니다. 이 증상이 점점점 심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위의 증상들이 발현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갈 수록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사춘기의 증상과 혼동되기도 하는데 조현병을 구분하는 여러가지 특징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병식' 이 있느냐의 여부입니다.

병식이란?

병식이란 자신의 병을 인지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조현병 환자의 경우는 '병식' 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위에 소개한 5가지 증세 중 두 가지 이상이 지속되면 그것이 바로 조현병입니다.

단, 두 가지 증세 중 한 가지는 반드시 환청, 망상, 생각장애가 포함 돼야 조현병입니다. 또 주의해야 할 것이 조현병보다 훨씬 경미한 증상임에도 증세가 겹친다고 느껴서 조현병이라고 스스로 오해를 하거나, 혹은 병원에서 오진을 하는 경우 '낙인화'가 작용하여 조현병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하셔야 합니다.

 

 

 

요즘 언론에 보도되는 흉흉한 소식들 때문에 조현병 환자에 대한 인식이 매우 안 좋습니다. 하지만 과잉일반화는 언제나 또다른 부작용을 낳기 마련입니다. 조현병 환자들은 어디까지나 치료 가능한 병에 걸린 사람일 뿐 결코 위험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혹시 여러분 주변에 조현병 환자분이 계시다면 그들을 기피하기 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보시는 건 어떨까요?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 마저도 감당하기 어려울텐데 주변의 따가운 시선까지 감내해야 하는 그들에게 절실한 건 그런 격려와 응원일 테니까요_ :)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BT의 창시자 앨버트 엘리스, 그는 누구인가?  (0) 2020.06.14

댓글